좌표 해설, 이 좌표를 쓰는 사람들, 글에 대한 관점. 주 1편.
단정하고, 한 박자 뒤에 뒤집습니다. 웃고 나면 뭔가 찔립니다.
문장은 짧은데 정이 붙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안부를 묻는 글입니다.
짧은 문장에 힘을 실어 밉니다. 구호에 가깝고, 그래서 남습니다.
사실만 나열합니다. 그 나열의 순서가 이미 조롱입니다.
나는 없고 날짜와 금액과 문서명이 있습니다. 판단은 독자 몫으로 남깁니다.
군더더기 없이 할 일만 적는데, 강요 대신 제안입니다. 해요체가 그 차이입니다.
실명과 출처를 쌓아 올리고 마지막에 한쪽을 지목합니다. 사설의 문법입니다.
담담하게 적다가 자기를 한 번 놀리고 끝냅니다. 결론은 일부러 비워 둡니다.
감정도 은유도 없습니다. 있었던 일을 있었던 순서로 놓습니다.
나란히 세워 놓고 마지막 한 마디를 뒤집습니다. 명사로 끝나서 더 차갑습니다.
한 문장에 한 정보, 그 사이에 숨을 둡니다. 읽는 게 아니라 듣는 글입니다.
짧은 문장과 긴 문장을 번갈아 놓고, 같은 감각을 되풀이합니다. 줄 사이가 본문입니다.
감정 대신 사물과 숫자를 쌓아서 밉니다. 조용한데 세게 옵니다.
같은 말로 시작하고 같은 말로 끝냅니다. 우리, 다시, 함께. 반복이 곧 주장입니다.
부연하고 돌려 말하다가 끝에서 찌릅니다. 긴 문장이 농담의 길이입니다.
한 문장 안에서 정의하고 다시 정의합니다. 판단은 맨 끝 두 문장에만 있습니다.
길게 이어지는 말인데 지루하지 않습니다. 부엌 문지방에 앉아 듣는 이야기입니다.
종속절이 겹치고 끝은 선언입니다. 읽히기보다 들리기를 바라는 글입니다.
다들 그렇다고 하는 것을 먼저 세우고, 사례 하나로 무너뜨립니다.
복잡한 것을 기준 하나로 줄 세웁니다. 예시는 있지만 체온은 없습니다.
질문으로 열고 예시로 답합니다. 틀리기 쉬운 데를 먼저 짚어 줍니다.
설명하다가 당위로 넘어갑니다. 알려 주는 글이 아니라 움직이려는 글입니다.
기자 시절 산문과 소설을 가로지르는 한 가지. 감정은 사물로, 판단은 명사로. 이 칸의 이름이 "말을 아끼는 사람"인 이유.
원고료와 집세를 적으면 감정을 적을 필요가 없다. 담백하게·다정하게 칸의 원형.
해요체는 친절하고 합쇼체는 정중하다. 그런데 둘 다 쓰면 아무것도 아니다. 어미 하나가 브랜드의 온도를 정한다.
"김훈처럼 써 줘"는 되지 않는다. 김훈은 한 사람이고, 문체는 여섯 가지 결과 네 가지 온도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문장을 지우면 글이 좋아지는 경우가 열에 여덟이다. 왜 그런지, 그럼 무엇으로 끝내야 하는지.
사실만 놓는데 곁에서 말한다. 감정은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사물에 맡긴다.
짧고 끊는다. 명사와 동사만 남기고 판단은 유보한다.
절반을 고치면 과윤문이다. 그런데 어디를 고치느냐가 얼마나 고치느냐보다 중요하다.